코스피지수 1500 돌파 이후 한국 증시는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부담을 줬던 심리적 저항선을 깼다는 점에서 향후 장기 상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연기금 자산이 기하급수로 팽창하면서 시장을 받쳐 줄 가능성이 커진 데다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주식투자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요 기반이 튼튼해지면서 시장은 급등 후 급락을 반복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개별종목 주가 급등락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증시 체질 안정화로 `쪽박 아니면 대박`이라는 증시 통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주식시장 여건이 바뀐 만큼 투자자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투자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증시 장기 상승 추세가 확인된 만큼 금융자산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 자산 비중을 안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금융자산 중요성 커져 =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은행과 증권선물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1986년부터 2006년까지 20년간 주가상승률은 792%에 달했다.

반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시세는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432% 상승하는 데그쳤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가 부동산 투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단적인 증거"라며 "증시가 1500을 돌파한 후 안정성이 높아지면 금융자산 장기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일변도인 자산 운용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1500시대와 함께 글로벌 주택경기가 퇴조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부동산으로 자금 유입이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 운용에서 1단계 변화가 2004년 예금금리가 4%대로 하락하면서 은행 예금이 부동산과 펀드로 옮겨간 것이라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2단계 변화는 예금과 채권에서 주식과 펀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예금과 채권형 펀드 잔액은 각각 8조3000억원, 3조7000억원 줄었으나, 주식형 펀드 잔액은 5조1000억원 늘었고, 리츠 등이 포함된 기타 펀드도 8조5000억원 늘었다.

글로벌 증시 연동성이 높아지면서 국외투자 확대와 투자상품 다양화 필요성도 지적된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은 국외투자 비중이 5% 수준인데 싱가포르는 85%에 달하고 일본은 40%, 미국도 20%를 넘는다"며 "투자 대상이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대박 환상 버리고 장기 전략 택해야 =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주식시장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퀀텀점프를 기록한 후 꾸준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듯이 당분간 국내 증시도 급상승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예측 가능성을 토대로 멀리 보고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증시 재평가와 함께 증시 규모가 커지고 상품도 다양해질 것에 대비해 정부와 기업도 투자자보호제도를 강화해야 하겠지만,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투자 교육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조기재테크 교육이 확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배에서 정체상태인 국내 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이 조만간 12배에 도달하면 한국 증시에 대한 국제적 평가가 제고되고 증시 체질 변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 박준형 기자]

 

 

 

[재테크 컨설팅] 보험금 얼마 받나보다 얼마 낼지부터 따져라

◆월요 보험 Cafe◆
 

■ 보험 종류 반드시 확인 = 모든 보험은 상품명 앞에 그 종류가 명기돼 있다.

예를 들어 연금보험이면 `○○연금보험`이라고 쓰여 있다.

영어와 전문용어를 섞어 아무리 길게 제목이 돼 있어도 상품명 중에서 보험이라고 나와 있는 앞글자만 읽어 보면 어떤 보험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 단기 저축성 보험을 원했는데 `연금보험`이라면 무조건 잘못됐으니 정확히 따지고 넘어가라.

 

■ 보험기간과 납입기간 확인 = 흔히 만기라고 하는 개념이 보험기간이다.

만기가 정해진 보험은 보험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종신형 연금보험이나 종신보험은 죽을 때까지 보장이라 보험기간이 명시되지 않는다. 납입기간은 보험료를 내는 기간을 말하는데 당연히 보험기간보다 짧거나 같게 돼 있다.

 

예를 들어 `10년납ㆍ80세 만기`라면 보험료를 10년간 납입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기간은 본인 연령이 80세 되는 때까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 보장성보험료는 비용이기 때문에 10년납 80세만기보다는 20년납 80세만기가 더 낫고, 전기납(80세납) 80세만기가 더욱 좋습니다. 비용은 낮으면 낮을 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이죠.

 

■ 보험은 수익률 따지면 곤란 = 금융상품도 각자 주된 기능이 있다. 은행은 저축, 증권은 투자라면 보험은 위험보장이 주된 기능이다. 수익률을 따지자면 어떤 보험도 은행 저축보다 나을 수 없다. 대신 은행은 보장이 없다. 보험은 `수익률`이라는 표현이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당신이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따지거나 설계사가 자꾸 높은 수익률을 강조한다면, 보험 가입을 다시 생각하라.

-> 변액상품 같은 투자성 보험은 예외입니다. 보장성보험은 수익률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로 해석해 주세요.

 

■ 얼마 받는지보다 얼마 내는지 따져야 = 적은 보험료로 충분한 보장을 받는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험은 일반적으로 내가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 다소 모자란 만큼을 채워주는 기능을 한다.

무리한 가입은 결국 `중도해약`이라는 아픔을 주게 마련이다. 내가 부담할 수 있는 보험료 수준을 냉정히 따져야 한다.

 

■ 계약서류와 회사 안내장을 챙겨라 =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약관, 설계서, 증권 등은 반드시 꼼꼼히 살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 번 계약이 평생을 가는 만큼 따질 것은 철저히 따져야 한다. 계약은 양방간 서류로 체결되고 나중에 남아 있는 것도 결국 서류다.

 

[김병건 삼성생명 소비자지원센터장]

한국 증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사상 최고치인 15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이어 23일에는 장중 한때 1553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뒤 전날보다 11.27포인트(0.74%) 오른 1544.35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1500시대로 들어선 국내 증시 상황이 미국 다우지수가 장기 랠리에 들어선 1983년 미국 상황과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82년까지 500~1000을 오르내리던 다우지수는 83년 1000 돌파 후 16년 만인 99년 3월 1만포인트를 넘어섰다.

당시 미국은 저금리로 은행 예금이 주식과 펀드로 급속히 이동하고 기관화 장세가 본격화됐다.

89년 처음 지수 1000선을 넘어선 뒤 15년 가까이 조정을 거쳤던 국내 증시는 1500선 돌파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계속하며 장기 상승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과거와는 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차원에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시장의 기본적인 유동성 측면에서 국내 증시는 장기 상승을 이어갈 체질을 갖춰가고 있다.

이번 지수 1500 도달은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외국인 매수가 큰 힘이 됐지만 국내에서도 펀드 투자가 급격히 확산되는 데다 연기금이 수요를 받쳐주고 있고 저금리와 부동산 투자 규제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줬다.

특히 2006년 말 190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국민연금 자산이 2030년대에는 기존 법으로 추정해도 2000조원, 더 내고 덜 받는 개정연금법안이 통과된다면 3500조원까지 커질 전망이어서 장기간 주식시장 수요를 받쳐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출범 단계라고 할 퇴직연금도 2020년 초면 500조원대로 커져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업 발전의 전기를 가져올 자본시장통합법 도입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른 수출경제 여건 호전, 국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등도 증시의 비약적 성장을 뒷받침할 재료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서 투자자들이 하루 이틀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 투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증시가 2000, 3000시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동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우지수가 1000 돌파 후 3000 미만에서 답보하다 91년부터 5년 만에 3배 이상 급등하며 1만을 돌파한 동력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대호황이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95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돌파 후 본격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한국 기업들은 작년 ROE 15%를 넘어선 후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우지수가 10배 넘게 급등한 것은 주요 기업의 외형과 수익성이 7~8배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기업 성장동력이 미국과 같은 증시 랠리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커버스토리] '위풍당당 … 짱짱하게' 행복해지는 네가지 비법 
 
이윤찬 기자 2007-04-16 21:00 작성 | 뉴스분석 메일 | 즐겨찾기
 
 
사진:임영무 기자
왼쪽 : 안미현 ㈜미현재 로얄네이쳐 대표. 오른쪽 : 미용실, 연예홍보기획사 대표이자 예비변호사인 신민영씨


지름길은 삶의 리모델링 … 신인류로 거듭나기
멀티형에서부터 한우물형까지 ‘변신은 자유’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적이 없어요. 정말 어렵습니다.”

한 취업 3수생의 한탄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엄살이 아니다. 암울하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취업률이 바닥을 때렸다는 말은 이제 귀가 따가울 정도다. 취업하는 것 보다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게 쉽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돈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와 대학생 지식포털 ‘캠퍼스몬’이 2007년 2월 졸업생의 ‘취업성공률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 전 합격통보를 받은 예비 취업생은 2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2006년 보다 각각 3.9%, 3.3% 감소한 수치다. 취업이 그만큼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실제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려면 최소 수백명을 따돌려야 한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리는 몇몇 공사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적어도 1천명 이상과 염치 불구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취업만 하면 고민 끝, 행복 시작’인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이다.

꿈을 찾아 고~고~

그럼 취업만 하면 ‘만사 OK’일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샐러리맨의 절반 이상은 직장생활에서 큰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 대한민국 직장인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9.7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샐러리맨의 행복지수가 낙제점인 가장 큰 이유는 적성과 직업의 불일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탓에 흥미와 의욕이 없다는 것이다.

샐러리맨들 스스로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으면 그만이다. 직업이 적성에 영 맞지 않는다면 하루빨리 삶을 리모델링하면 된다. 혹자들은 이에 대해 “돈키호테식 발상”이라고 꼬집는다. 꿈을 무작정 실현하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도 높다는 이유다.

하지만 행복지수를 높일 요량으로 삶을 용기있게 리모델링해 펀(fun)하게 사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무료하고 팍팍한 일상 때문에 어깨가 축 늘어진 샐러리맨들을 위해 ‘펀’하고 ‘돈키호테’ 같은 사람들의 특별한 인생길을 소개해 본다.

 

 
△은행원에서 와인경매사로 리모델링해 행복하다는 조정용 아트옥션 대표ⓒ임영무 기자


1. 취미를 직업으로 승화시켜라

조정용(41) 아트옥션 대표.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유능한 은행원이었다. 외국펀드 상임대리인, 외국기업 여신심사역 등을 도맡을 정도로 능력을 제법 인정받았다. 그의 미래는 어쩌면 창창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달갑지 않았다. 늘 따분했다고 그는 말한다. 뭔가 할 만 하면 보직을 바꿔버리는 거대 조직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은행은 신용장사입니다. 개인보다는 은행 규모를 믿고 맡기죠. 거대한 시스템에서 아주 조그마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는 탈출구를 찾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 와중에 간신히 찾은 비상구는 예술(art).

부인 몰래 그림을 사고파는데 재미를 붙일 정도로 조 대표는 예술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은행원 생활 9년차가 되던 2000년 경. 그는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아트 경매사로 삶을 리모델링했다. 그는 “주저하지 않았습니까”라는 물음에 “뒤를 돌아볼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꿈을 찾는 것인데 고민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투다. 이어진 그의 말이 걸작이다. “치열한 삶 속에서 화려한 구두를 신고 싶은가 아니면 내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신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저는 주저없이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는 지금 와인경매사이자 와인아트의 대표로 살고 있다. 아트딜러로 생활하면서 새롭게 매력을 느낀 와인을 주전공으로 삼았다. 조 대표는 와인 덕분에 인생이 확 바뀌었다며 활짝 웃는다. 행복지수가 이 보다 더 높을 수 없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여유가 넘친다.

그는 이제 와인업계 최고의 명사로 대접받고 있다. 강남 현대백화점에선 오랫동안 인기 와인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2004년부턴 교수님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도 얻었다. 고려대학교에서 포도주 개론을 성황리에(?) 강의하고 있는 것. 그 뿐 아니다.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풀어놓은 <올댓와인>이라는 와인 에세이집도 출간했다.

그는 1년에 두 달 이상 해외출장을 간다. 세계의 와인을 몸소 맛볼 요량이다. 오는 5월엔 오스트리아의 와이트와인과 이탈리아의 숨어있는 와인을 체험할 생각이란다. 그는 오늘도 ‘와인’의 깊은 매력에 푹 빠져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다.

리지안(35) 스아래 대표는 대학(수학과) 졸업 후 전공과 상관없는 영화사 홍보일를 했다. 주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정도였지만 정작 자신은 내키지 않았다. “꼭 남의 일을 해주는 것 같았어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일 자체가 즐거워야 하는데 영 재미가 없었죠.”

20대 중반으로 접어들던 96년. 그는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삶을 리모델링하기로 맘먹었다. 요리…. 이것이 리 대표의 조그맣고 소박한 꿈이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요리만 하면 밤새는 줄도 몰랐죠. 문득 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실천으로 옮겼죠.”

취미를 직업으로…행복지수 ‘최고’

주위 사람들은 만류에 만류를 거듭했다. 혼기가 꽉 차가는 나이에 웬 요리냐며 빈정대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유턴하지 않았다.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전문요리학원을 찾아다니는 한편 Le Cordon Blue(프랑스), O.I.C.I.F(이태리) 등 해외에서 이름난 전문 요리기관에도 들어가 수료했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는 푸드 코디네이터이자 파티 플래너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2004년 부턴 혜천대학교에서 외식산업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레스토랑 컨설팅업체이자 파티장소 대여업체 스아래도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 중이다. 월 2~3건의 파티가 스아래에서 성대하게 열린다는 것이 리 대표의 자랑이다. 취미를 직업으로 승화시켜 너무도 행복하다며 환한 웃음도 함께 지어보였다.

“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선생님의 과목은 성적이 좋기 마련이죠. 적성에 맞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 인터뷰가 끝날 무렵, 리 대표는 질문이 빽빽하게 들어찬 설문지를 내밀었다. 역시 요리 관련 설문조사다. 이유를 물어보니, 요리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하면서 수줍은 미소를 보인다. 리 대표의 머리 속은 온통 요리 생각뿐인 것 같다.

2.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행복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콘텐츠로 수많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다소 낯선 이 말은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가령 드라마 ‘주몽’의 캐릭터가 게임·장난감 등 다양한 유형으로 판매되는 식이다. 역으로 돌려보면 인기소재 ‘하나’만 개발하면 다른 상품까지 연결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흥미롭게도 이는 삶을 리모델링한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평범한 샐러리맨을 탈피해 특화된 직업을 찾은 사람들은 대개 이를 꼭짓점으로 또 다른 직업을 영위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특화된 직업이 원 소스라면, 다양한 직업은 멀티 유즈인 셈이다. 하지만 여기엔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원 소스(특화된 직업)는 적당히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 집념과 열정을 가진, 그리고 삶을 리모델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부여되는 특권이다.

 21세기 필요한 인재상

“일당백 인간 돼야 성공”


일본 업계의 한 유명한 사업가가 쓴 책에서 “앞으로 점점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보다 적어도 두세 분야에서 2위 정도의 전문가적 지식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이 글을 보면서 한참이나 고개를 끄덕였었다.

현재 30대 중반인 나는 2개의 쇼핑몰을 운영하며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고 2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주요한 창업 관련 강의를 주관하고 참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쇼핑몰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관련 책을 현재까지 4권 집필,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도 꾸준히 출연한 경험도 갖고 있다. 그래서 흔히들 사람들은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봐주기도 한다.

그런데 필자가 인연을 맺어온 각 분야의 지인들을 보면 현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필자와 같은 활동패턴을 보이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가령 웹 기획을 하는 사람도 웹 마케팅, 홍보의 영역까지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일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도서담당을 맡고 있는 담당자라면 단순히 출판돼 나오는 도서들을 관리하는 일 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읽는 책의 기획부터 출판 프로세스를 알고 나아가 전문기획사의 영역까지 넘나드는 이들이 현장에서 일을 잘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인 쇼핑몰 창업시장이 커지면서 홀로 사장인 그들이 해내야 하는 업무의 강도도 사실 멀티적 영역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져야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현재의 사회적 변화가 급변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으로 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에 다양한 영역에 있어서 멀티적 지식과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위적인 요구가 아닌 시대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인재상인 것이다. 점점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 가능한 멀티-프로세스형 인재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황윤정 한양여대 및 숙명여대 겸임교수


행복의 지름길, 특화된 직업

㈜미현재 로얄네이쳐 대표·㈜미현재 평생교육원 원장·한국수제(手製)비누협회 이사장·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 사람은 30대 초반의 여성 안미현(32) 대표다. 얼핏 보면 ‘멀티플레이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직업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꼭짓점, 다시 말해 원 소스가 있다. 바로 천연 수제비누다. 가령 미현재 로얄네이쳐는 고급 천연 수제비누 전문업체이고, 미현재 평생교육원은 한국능률협회 인증 비누자격증의 취득을 도와주는 교육기관이다. 이만하면 안 대표를 천연 수제비누의 전도사이자 선구자라고 부르는 게 어색치 않아 보인다.

 

그는 제법 잘 나가는 프리랜서였다. 영어 레코딩·작가·일러스트레이터 등 안해 본 것이 없다. 그가 천연 수제비누의 미묘한 매력에 빠져든 계기는 정말 우연찮다. 취미 삼아 올리브 오일을 이용해 만든 천연 수제비누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자 사업화를 꾀했던 것.

“어린 시절 요르단에 산 적이 있어요. 요르단에선 천연 올리브 오일을 이용해 비누는 물론 향료도 만들죠. 그런데 올리브를 이용한 비누가 피부에 기가 막힌 거예요. 아토피도 한번에 고쳐질 정도였죠. 여드름 때문에 고민할 때 요르단의 올리브 오일이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비누로 만들어 사용해 봤더니 효과가 그만이었어요. 주변사람들에게 권유했더니 반응도 상당히 좋았구요. 천연 비누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바로 그 때부터입니다.”

그런데 정작 천연 수제비누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주위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질 좋은 외국 천연 비누도 많은데 누가 한국산 천연 수제비누를 쓰겠냐는 이유였다. 그렇다고 뽑은 칼을 다시 칼집에 밀어 넣을 수는 없는 법. 안 대표의 의지는 단단했다. 돈벌이가 제법 쏠쏠하던 프리랜서 일을 모두 접고 미국의 대체연구의학 연구기관인 AIHT(American Institute of Holistic Theology)에 유학 가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오직 좋은 천연 수제비누를 만들겠다는 목표때문이었다고 그는 당차게 말한다. 2002년 로얄네이쳐 쇼핑몰과 동호회를 오픈한 후에도 그의 노력은 계속됐다. 주경야독은 기본. 불철주야 밤을 지새운 날도 무수히 많았다.

 


5년여가 훌쩍 지난 지금, 그의 삶은 어떨까. “행복지수 최고”라고 안 대표는 말한다. 로얄네이쳐 브랜드가 인기몰이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로얄네이쳐 브랜드는 두터운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다. 현대백화점·유기농 전문숍 올가·어클레비 팜스에 어렵지 않게 입점하는 기염도 토했다. 웬만한 명사 아니면 골프회원조차 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베네스트 골프장에서도 로얄네이쳐를 만날 수 있다. 그 사이 단돈 200만원을 들여 설립한 회사는 직원 60명의 제법 큰 회사로 성장했다. 안 대표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이다. 천연 수제비누와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 <천연화장품 만들기>라는 책은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고, 그는 각종 강좌에 정신없이 끌려 다니는 즐거운 신세(?)가 됐다.

 

 
△ 왼쪽 : 천연 수제비누로 성공의 반열에 오른 안미현 (주) 미현재 로얄네이쳐 대표
△ 오른쪽 : 취미인 요리를 직업으로 승화해 대학교수까지 오른 리지안 스아래 대표
ⓒ 임영무 기자


그 뿐 일까. 비누자격증 교육기관인 미현재 평생교육원도 사람이 북적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는 전국 지원망도 갖춰졌고 매년 700여명에 가까운 비누제조사가 배출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의 아로마테라피 전문학교 WCIA(West coast institute of Aromatheraphy)와 산학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WCIA 한국학교도 설립했다. 세계 최초로 천연전문 평생교육원의 시스템을 구축한 셈이다.

요즘은 비누조각가도 돕고 있다. 돈이 부족해 예술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미경 작가를 후원하고 있는 것.

 


천연 수제비누라는 꼭짓점으로 삶을 완전히 리모델링한 안 대표. 하지만 그의 행보엔 ‘멈춤’도 ‘감속’도 없어 보인다. 이제는 해외진출을 해볼 작정이란다. 이를테면 ‘꼭짓점’의 세계화다. “어린 시절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황인종이라는 이유 때문에 설움을 많이 겪었어요. 백인종이 만든 것 보다 훨씬 좋은 천연 수제비누를 수출할 생각이예요.” 어쩌면 천연 수제비누가 그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욕심쟁이로 만들어버렸을지 모른다.

역사교육학과 출신에서 e랜서로 그리고 국내 최초의 쇼핑몰 컨설턴트로 또 다시 변신….

황윤정(33) 한양여대 인터넷 정보과 겸임교수도 삶을 화려하게 리모델링한 주인공으로 손색 없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전문가다. 지금은 그런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의 성공은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학교를 휴학하면서 까지 발 빠르게 인터넷 세상에 접근, e랜서로 명성을 떨쳤고 인터넷이 대중화될 즈음엔 인터넷 쇼핑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성공시대를 활짝 열었다. 웬만한 식견과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e랜서로 활동하면서 MBN·EBS·전자신문 등 각종 IT매체에 방송출연 또는 기고를 했어요. 만족스러웠지만 2% 정도 부족함이 있었죠.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제가 특화할 수 있는 게 없음을 실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때 쯤이던가요. 한 포털사이트에 쇼핑몰이 개설된 것을 보고 ‘이것 한번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때 마침 쇼핑몰 관련 책을 써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삶의 리모델링으로 행복해지기

그는 집필을 위해 직접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소호 쇼핑몰 창업의 경험과 노하우, 시행착오 등을 있는 그대로 책에 옮길 생각이었다. 밤을 꼬박 샌 것도 수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눈물을 흘린 날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만든 인터넷 소호 쇼핑몰이 주얼리 몰‘골드버그'(www.goldbugmall.com)이고, 그 때 발간된 책이 <나 인터넷에 가게 차렸어(2002)>이다. 이 책은 소호쇼핑몰 예비창업자들의 바이블로 통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인터넷 쇼핑몰 창업과 관련된 변변한 안내책 하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황 교수는 이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인터넷 쇼핑몰 창업 분야의 ‘거봉’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래서 전자상거래 실무를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변신한 것도 그다지 놀랍지 않다. 쇼핑몰의 기반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그만한 인재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꼭짓점으로 뻗어나간 분야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쇼핑몰 창업교육사이트인 ‘황윤정의 e-창업교실’(www.prohwang.com)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수가 1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만점이란다. 3명의 파트너와 공동으로 ‘㈜써드브레인 컨설팅’(www.3rdbrain.co.kr)도 이끌고 있다. 기업체 프로젝트·정부 소상공인 지도 프로젝트 등을 도와주는 것이 이 업체의 주된 업무다. 최근엔 국내 최초의 도매 과일 쇼핑몰 ‘아침에’(www.achime.co.kr)도 개설해 청량리 도매시장의 싱싱한 과일을 인터넷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인터넷 쇼핑몰 분야에 뛰어들기 전, 늘상 자신을 괴롭혀 왔던 답답함과 무료함도 훌훌 털어버렸다면서 환한 인상을 지어보인다. “인터넷 쇼핑몰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너무 행복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과 도전의식을 맘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햄릿처럼 한 우물을 파라

이 처럼 샐러리맨들이 행복함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가까운데 있다. 하지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샐러리맨들이 태반인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허황된 꿈을 무턱대고 찾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쓰디쓴 좌절을 맛볼 우려도 있다. 그럼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샐러리맨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 한우물만 판 끝에 PR업계의 기린아로 각광받고 있는 여준영 PCG 전 대표 ⓒ 임영무 기자


여기 돈키호테 보다는 햄릿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한 우물을 파면서도 ‘펀’하고 ‘행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준영 PCG 전 대표(37·현 마커스 얼라이언스 파트너). 그의 전공은 PR이다. 사회초년병(코오롱 그룹 기획조정실) 때부터 PR업무를 맡아왔다.

그래서 남부럽지 않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한별텔레콤 홍보실장 시절, 테헤란로에 위치한 벤처기업들의 정보를 기자들에게 손수 나눠준 일화는 그의 탄탄한 인맥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그가 타고난 홍보꾼이라는 말을 종종 들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인지 그는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은 꿈도 꾸지 않았다. 보수적인 성격 탓도 있었지만 자신이 지금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길’이 열린다고 믿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0년. 여 전 대표는 한별텔레콤을 나와 독립, PR컨설팅 회사 ‘프레인’을 설립했다. 역시 주 업종은 PR이었다. 컴퓨터 한 대와 프린터 한 대가 자산의 전부였을 정도로 미약한 출발이었지만 성장과정은 장대하다. 매년 20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PR업계 관계자들 조차 혀를 내두르는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전문 PR회사 트레이(2003)·국내 최초의 PR독립법인 연구소 프레인앤리(2004)·지주회사격인 PCG(2004)·광고 및 브랜딩 업체 마커스 얼라이언스(2007) 등 4개의 계열사가 설립, 그야말로 알짜배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도 2005년 런칭한 프레인온라인(온라인PR), 프레인IMC(Pro motion·BTL)·프레인스타일 (Design)의 분사가 예정돼 있다.

비단 몸집만 커진 게 아니다. 내실도 더욱 탄탄해 지고 있다. 총 매출액은 현재 150억원선. 올해는 200억원 가까운 매출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여 전 대표는 말한다. 그 뿐 아니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삼성전자·SK텔레콤 등 100여개 기업 및 공공기관의 주요 홍보 컨설팅을 도맡고 있다. 이만하면 PR업계의 최강이라고 평해도 무리가 아니다.

올인하면 행복지수 상승

그래서일까. 여 전 대표는 한 우물을 꾸준히 파면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다. 혹여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다고 한다.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쳐 삶을 리모델링할 수 없다면, 그리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게 지금의 직업 밖에 없다면 무조건 한 우물을 파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고 반드시 행복해 질 것입니다.”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너무도 많다. 취미를 직업으로 승화하는 것, 특화된 직업을 갖는 것, 또한 한 우물을 열심히 파는 것 모두 좋은 비책이 될 수 있다. 이들 모두 삶을 리모델링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일과 자신에 대한 열정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열정이 없으면 어떤 비책을 찾아도 행복지수를 높일 수 없다. 실제 삶의 리모델링에 성공한 주인공들의 인생사를 꼼꼼히 따라가다 보면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얼굴이 유독 행복해 보이는지 모를 일이다.


 4.‘멀티형’은 행복도 ‘멀티’

‘노동시간 늘어나 행복지수 낮을 수 있다’ 반론도


“헐렁한 힙합바지에 스니커스. 꼬불꼬불한 레게머리까지. 영락없이 요즘 젊은이 모습인 신민영(30)씨는 두 회사의 CEO다. 그래서 명함도 두 개다. 하나는 트위스트 헤드라는 미용실 대표 명함, 다른 하나는 연예홍보기획사 THA의 대표 명함이다.

벌어들이는 수입도 동년배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지난해 이대 앞에 개업한 트위스트 헤드는 성수기 때 월 300만원까지 벌어들였다. 지난달 설립한 THA의 월 매출액도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래도 부족했던 것일까. 신씨에겐 또 하나의 명함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법률자문역으로 내정된 것. 그는 사실 예비 변호사다. 지난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변호사의 길은 걷지 않겠다면서 사법연수원 입학을 포기했다.

변호사가 사건을 예방하기 보다는 사건을 ‘뒤처리’하는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현재의 소송 시스템이 썩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허위 계약 때문에 계약서를 날린 사람을 위해 소송을 하기 보다는 ‘앞선’에서 이를 방지하고 예방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신씨는 아마도 자타가 공인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신씨 같은 멀티형 인간은 현대 시대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상으로 꼽힌다. 어디에 배치되든 제 역할을 능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윤정 한양여대 인터넷 정보과 겸임교수는 “인위적인 요구가 아닌 시대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인재상이 바로 멀티형 인간”이라며 “점점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 가능한 ‘멀티-프로세스형’ 인재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멀티형 인간의 행복지수는 어떨까.
이와 관련해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멀티형 인간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멀티형 인간은 해야만 하는 일 뿐 아니라 하고 싶은 일까지 모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직업을 영위함으로써 삶의 ‘무료함’과 ‘팍팍함’도 달랠 수 있다. 직업적인 불안감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반면 “낮으면 낮았지 결코 높지는 않은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로정보센터 한상근 소장은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면서 “멀티형 인간의 경우 노동시간이 필연적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결코 높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 이코노미21 (http://www.economy21.co.kr)

 
[고수익-한알뜰씨 부자 부부되기]“2세는 2년뒤쯤…10년후엔 마이홈 장만”
[2006.07.03 15:15]
DUMMY
장마도 잠시 비켜간 7월 어느 화창한 금요일. 고수익(30) 한알뜰(28) 커플은 연애 4년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 5박6일간의 꿈같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두사람은 자신들의 보금자리에서 신혼생활을 막 시작했다.

결혼식으로 들끓었던 흥분을 가라앉히며 신혼방 침대에 함께 누운 밤, 그들은 앞날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2세는 2년 후쯤 낳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가 입학하는 10년 후쯤 집을 사겠다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세웠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지만 그동안 결혼자금을 준비하며 경험을 쌓아 왔기 때문에 처음처럼 막막하진 않았다.

재태크 전문가 우리투자증권 김종석 차장은 “신혼 초기부터 전반적으로 큰 재무목표를 먼저 잡고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차장은 준비해야 하는 재무목표를 ▲내집마련 ▲양가 부모님 회갑, 병원비 등을 대비한 목돈 준비 ▲미래 자녀를 위한 자금 마련 ▲부부의 노후생활 준비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내집마련하기

고씨·한씨 커플은 용산구 이촌동 18평형 아파트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한씨의 직장이 광화문 부근이고 고씨는 여의도이므로 위치가 좋았고 전세금도 9500만원으로 예산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는 교육열의가 높은 곳에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기간은 길어야 10년. 그안에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주택마련 상품을 적극 추천했다. 만18세 이상 소유주택이 없거나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세대주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상품 종류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펀드로 나뉜다. 장기주택마련펀드의 경우 가입시한이 오는 12월로 다가오기 때문에 올해 안에 가입을 해야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연이율 4.5% 고정금리를 적용받는 상품이며 채권이나 주식등에 투자해 그 실적으로 수익금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투자상품이다. 즉 장기주택마련 혜택과 적립식펀드의 기능을 갖춘 셈이다.

7년 이상 불입할 경우 주민세를 포함해 15.4%나 되는 이자 소득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세제혜택이 현존상품중에 가장 크다.

또 연간 불입액의 40% 이내에서 최고 300만원 한도 내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매달 62만5000원씩 1년간 납입하면 750만원의 40%인 3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김종석 차장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펀드에 분산투자를 하고 시황에 따라 두 상폼을 융통성있게 갈아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펀드에 가입할 때는 주식형 보다는 안정적인 채권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기주택마련 저축과 펀드에 매달 60만원씩 나눠 납입하기로 했다. 고씨가 2년전부터 매월 10만원씩 납입해오던 청약 저축은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만약을 대비해 목돈 준비

신혼부부들은 살다보면 한번씩 목돈이 들어가는 때가 있다. 부모님 회갑이나 칠순 등 큰 이벤트가 몇년 안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그 이벤트에 맞춰 펀드를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일 부모님 회갑이 3년 후라면 3년 만기 펀드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고씨는 입사 초기 부터 매월 30만원씩 납입하고 있는 5년 만기 적립식 펀드가 아직 남아있었다. 한씨는 몇년 후 있는 부모님 환갑을 대비해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추가로 가입하고 매월 10만원을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사고나 병과 같이 계획없이 찾아오는 일에 대비해 목돈을 마련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만약을 대비해 준비하는 경우 언제든지 돈이 필요할때 상환할 수 있는 유동성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계좌관리(CMA)통장, 환매조건부 채권(RP) 등은 언제든지 입출금이 가능해 비상용으로 가장 좋은 상품이다.

MMF는 투자는 단기성 투자상품이다. 투자신탁회사가 고객들의 자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다음 금리가 높은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양도성예금증서(CD)·콜 등 주로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저축기간이 없기 때문에 환매 수수료도 없으며 은행 보통예금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하루만 돈을 예치해도 펀드운용 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받기 때문에 단기자금을 운용하는데 적합하다. 가입금액 제한은 은행과 상품에 따라 모두 다르다.

CMA 통장 역시 하루만 맡겨도 연 3% 후반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 MMF와 비슷한 셩격을 가지고 있지만 원리금 포함 5000만원 까지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예탁기간에 따라 더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다.

한불종금 CMA의 경우 하루를 맡기더라도 최저 연 3.0%의 이자를 적용하며 한 달간 예치하면 3.6%, 3개월은 3.7%, 6개월은 3.8%, 1년은 4.0%를 받을 수 있다. 500만 원을 1년간 예금했을 경우 세전 20만여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동양종금 CMA 통장은 1∼15일 미만이면 연 3.7%의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 최대 연 4.4%까지도 가능하다.

이들 부부는 유동성 자금으로 매월 20만원을 책정했다.

■자녀와 노후 준비

나머지 자금은 자녀와 노후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노후준비로 가장 좋은 상품은 변액보험이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기존 종신보험의 기능과 적립식펀드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 상품. 일반 적금과 같이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적립식펀드처럼 그 납입액을 투자해 수익을 낸다. 전체 97%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며 매달 납입금 외에도 추가로 넣을 수 있다. 사망이나 치명적인 장애시 최소 3000만원까지 보장된다. 현재 연 수익률은 18∼22% 정도 수준.

노후 준비로 가장 큰 이점은 연금 전환이 된다는 것. 자녀 학자금, 결혼자금 등으로 활용을 할 수도 있고 개개인의 노후계획에 맞춰 4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본지 4월13일자 시리즈1편 참조)

이들 부부는 한씨가 2년 전 부터 월 20만원씩 납부하고 있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합해 모두 40만원을 변액연금에 지출하기로 했다.

또 언젠가 갑자기 닥칠지 모르는 악재에 대비해 종신보험성 상품에도 가입했다. 부부가 된 이상 각자의 존재에 대한 책임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활자금이 빠듯한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보험은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보험은 전체 소득 중에 15%의 비율로 꼭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계획은 2년 후로 잡아놨지만 미래 두사람의 아이를 위해 월 10만원씩 주식형 펀드에도 가입했다. 예상치 못했던 임신이 될 경우를 염두해 둔 것이기도 했다.

고씨는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의 명의로 바꿔 아이가 어릴 적 부터 직접 투자를 하는 법을 가르쳐 주자고 제안했다.



<도움말: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재테크 전문 블로그(http://cafe.naver.com/stocknjoy)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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