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모대학 3학년 한알뜰양(25)이 복학생 고수익군(27)를 만난 건 지난 2004년. 1년여 캠퍼스 커플로 사랑을 다져오던 두 사람은 올해 함께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월 고씨는 대기업 기획실로, 한씨는 제약회사 마케팅부로 어렵사리 취업의 문을 뚫었다. 그리고 지난 3월 말 동시에 생애 첫 월급을 손에 쥔 이들. 2년 뒤 결혼을 계획한 고수익·한알뜰 커플의 ‘부자 부부되기’ 프로젝트가 이제 막 시작됐다.

연봉 2600만원인 고씨의 첫 월급은 200만원. 벅찬 가슴으로 인터넷을 통해 입금내역을 확인한 고씨는 먼저 여자친구 한씨를 떠올렸다. 오는 2008년 봄 결혼을 하자는 프로포즈를 해놓은 터. 2년 안에 결혼자금을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매달 부모님께 35만원의 생활비를 드리기로 했고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비용도 필요했다. 지출 계획표를 짜본 결과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00만원. 그래서 고씨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찾아보기로 했다.

■적립식펀드로 높은 수익을

고씨는 먼저 적립식펀드를 알아보기 위해 증권사를 방문했다. 적립식펀드는 은행의 적금과 투자상품의 장점을 결합한 재테크 상품. 은행에 적금을 들 듯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면 엄선된 전문가들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간접투자해 수익률을 높인다. 금액은 5만원의 소액까지 가능하며 만기는 1년 이상이다.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주식 편입비율이 60%를 웃도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반면 원금을 떼일 리스크도 커진다. 채권과 30∼40개의 우량주식에 분산 투자하여 단기간에도 안정성을 극대화한 혼합형 상품도 있다. 수익률은 주식과 채권의 혼합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안정성은 주식형에 비해 훨씬 높다. 운영방법에 있어서는 입금도 비교적 자유롭고 수시로 목돈을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해약하지 않고 오래 유지하는 게 가능한 상품도 있다.

증권사 직원은 “수익률이 좋은 펀드라도 초기 1∼2년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서 “3∼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투자하면 월 복리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일반 저축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 조언에 따라 고씨는 50만원은 안정적인 혼합형 적립식펀드에 2년 만기로 가입하고 30만원은 5년 만기 주식형펀드에 가입하기로 했다.

■주택청약, 내집 마련의 첫걸음

결혼을 생각하는 고씨는 주택마련 상품에도 관심이 있다. 그는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요즘 한창 인기를 누리는 주택청약에 대해 알아봤다.

청약통장은 내집 마련에 필수상품. 이 상품에 가입하면 2년 후 주택분양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종류는 세가지. 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이 있다.

청약저축의 경우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이 가능하며 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분양받거나 임대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매월 2만∼10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2년 이상 납입하고 납입 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1순위 자격을 얻는다. 국민은행, 농협, 우리은행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청약부금과 청약예금은 세대주가 아니어도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청약부금은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고 매달 5만∼50만원 한도내로 납입해야 한다. 어느 은행에서나 가입이 가능하며 서울·부산 지역은 300만원, 기타 광역시는 250만원, 그 외 지역은 200만원을 2년내에 채워야 1순위 자격을 얻는다.

청약예금은 부금과 비슷하지만 한번에 일정액의 예치금을 내놓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부금은 분양면적이 32∼34평 이하(85㎡)로 제한되지만 예금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평수에 따라 금액을 정할 수 있다. 부금에서 예금으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처음에 청약부금으로 가입했다가 좀더 큰 평수를 원할 때 예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고씨의 경우 세대주가 아니며 예치금으로 준비된 자금도 없기 때문에 청약부금을 선택했다. 2년내 300만원을 만들기 위해 매월 20만원씩 납입을 하기로 결정했다.

한씨의 연봉은 2400만원. 지난달 25일 세금 등을 제하고 받은 첫 월급은 180만원. 한씨는 우선 부모님 선물을 위한 10만원과 휴대폰비 등 기타 용돈으로 60만원을 제했다. 그리고 남은 120만원으로 본격 제태크 구상에 들어갔다. 그는 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원금 보장을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을 원했다.

■정기적금, 확실한 원금보장

한씨는 먼저 매월 일정액을 납부하고 연이율이 정해져 있는 정기적금을 알아봤다. 제2금융권인 상호저축은행 정기적금은 연이율 5∼6% 정도. 연이율 3∼4.5%인 일반 은행보다 높다.

전국 113여개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적금은 국가기관인 예금보험공사에서 5000만원까지 보장하고 있다. 즉, 회사가 망해도 5000만원까지 원금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다.

금리도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가 높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예금금리가 너무 높으면 자연히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은행의 수익과 신용상태가 낮아져 부실 위험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자체가 믿을 만한지를 먼저 꼼꼼히 따져보라”고 충고했다.

한씨는 각각 다른 저축은행을 선택해 50만원은 3년 만기 정기적금에, 30만원은 1년 만기 정기적금에 납입하기로 했다. 통장을 2개로 나눈 것은 갑자기 해약해야 할 때를 대비한 것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금리상승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보험+적립식펀드=변액유니버설보험

좀더 먼 미래를 생각해서 보험상품을 찾던 한씨는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관심이 갔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기존 종신보험의 기능과 적립식펀드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 상품. 일반 적금과 같이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적립식펀드처럼 그 납입액을 투자해 수익을 낸다.

전체 97%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며 매달 납입금 외에도 추가로 넣을 수 있다. 사망이나 치명적인 장애시 최소 3000만원까지 보장된다. 현재 연 수익률은 18∼22% 정도 수준.

수익률은 적립식펀드보다 낮지만 변액유니버설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펀드별 이동이 자유롭다는 데 있다. 시장이 어려울 때는 채권형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기고 시장이 좋아질 때는 다시 주식형펀드로 옮기는 등 6가지 펀드를 이용해 1년에 열두번까지 포트폴리오 변경이 가능하다.

또 한가지 이점은 연금 전환이 된다는 것. 자녀 학자금, 결혼자금 등으로 활용을 할 수도 있고 개개인의 노후계획에 맞춰 4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보험사를 비롯, 투신사, 은행에서 가입이 가능한 데 꼭 체크해봐야 할 것은 운용 수수료. 보험회사는 0.5∼1.8%, 투신사는 2.5% 수준의 운용 수수료가 부과된다. 기간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데 10년 이상 납입했을 경우 수익률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한씨는 매월 20만원씩 10년 만기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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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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