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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시민을 잘 모른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면 우연한 경로를 통해 만나본 적도 있고 직접 대화를 나누어

 

 본 경험도 있으며 그들에 관해 쓰여진 혹은 그들이 직접 쓴 책을 몇권 읽어본 경험도 있다.

 

그러나 유시민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다. 다만 개혁당 시절에 간접적이고 덜 적극적인 방법. 주로 글로서

 

 꽤 진지하게 참여해본 적은 있는데 그것은 유시민이 좋아서라기였다보다는 노무현 때문에 일어났던 발로였다고 보는것이 정확할것이다.

 

누구는 서울대 재학시절 그가 써내려갔던 항소 이유서와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드로 돌진하는

 심정으로라는 감동적인 운 때문에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나 순식간에 수만 명의 진성당원을 만들어 냈던

 개혁당 열풍이 가능했다 라고 주장 하기도 하지만.

 

유시민은 개혁당 열풍의 주체였다라기보다는 그 수혜의 주체였다 라고 보는 견해도 상당하다. 외형적으로 개혁당은 실패하고 유시민만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흔이 지금 가장 크게 유시민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내가 유시민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주위에 늘 김대중 죽이기,노무현 씹어 돌리기와 마찬가지의

 근거 없고 논리없는 데마고기의 허위기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약삭 빠르고,

약속을 잘지키지 않으며,노무현을 팔아 일신의 영달을 꽤하려 드는 경상도 패권주의자에 불과하다라는

일명 유시민 한계론. 

과연 유시민이 약삭 빠를까. 천만의 말이다. 만약 유시민이 그런 인간이었다라면 진작에

그는 서울시장선거에 출마를 선언했을것이다.

 

서울시장 자리는 이명박 오세훈등의 예에서 보듯 대권으로 가는 가도로 인식되고 있는 반면에 경기지사

자리는 이인제 손학규등 전임자들이 하나같이 주류에 밀려 분열적 선택을 하다가 정치적

자살로 치달아간 악몽같은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서울을 기꺼이 한명숙에게 내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고분고분하게 경기도로 자리를 옮겨갔다.

 이런 유시민의 행동들에 대해 예전에 딴지일보의 김어준이 "자신을 객관화하여 스스로를 역사 속에서

 통시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놀랍도록 자연스러워 그에 따른 전략전술을 자신의 이익보다 먼저 따져 내는 것이

거의 비인간적인 수준에 도달한 당대의 돌쇠다."라고 평가한적이 있다.

 

그 말마따나 유시민의 이런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에서도 이해찬에게 후보자리를

기꺼이 양보한 전례가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한명숙에게 서울시장후보 자리를 기꺼이 양보했다.

결론적으로 유시민의 이러한 일관된 흐름적 선택은 개인적 이기심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전체의 판을

내다본 전략적 결과물에 불과했던 것이다.

 

유시민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라는 부분에서는 절망감마저 느낀다. 유시민이 개혁당을 닫고,

열린우리당을 닫은 행위를 배신이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유시민에 대한 과대평가라기보다는

 한국정치에 대한 과대평가일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는 틀리다. 미국의 경우 기업 등이 공화 민주당 어느 한쪽 으로만 일방적으로 쏠려있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 거의 대부분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가 한나라당에 집중되어 있고 그들은 혈연 학연 지연의 네트워크로 거미망처럼 엉켜 그들만의 기득권층을 단단하게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구조적 프레임을 뒤집고 깨뜨려 버릴수 있는 허점을 제대로 보고 진정으로 공격해 들어갈수 있는 역량과 자질의 입증이 아닌 오직 한나라당을 단번에 쓸어 없애 버리거나 적어도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뚝설수 있는 결과물로서만 유시민의 약속을 평가하겠다라는것은 애시당초 유시민에 대한 기대가 아닌 모략이자 음해의 심리만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방증일뿐일것이다.

 

더욱이 이런 유시민 불가론은 김대중 불가론을 연상 시킨다. 예전 김대중 불가론의 핵심은 김대중에게

 역량과 자질이 없다는것이 아니라 그에게는 비토세력이 너무 많아 대통령이 되는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논리였다. 즉,김대중불가론의 핵심은 바로 김대중불가론 그 자체였던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들은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말이 안되는 논리다. 빨갱이프레임론이나 만들어내 정치적

 이익을 향유하는 한나라당을 처단하기 위해 김대중이 나섰는데 저들의 빨갱이론이 워낙 확고해 넘을수 없는

 장벽이 되어 버렸으므로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아쉽지만 전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이것은 빨갱이프레임론에 대한 패배가 아니라 프레임론 전체에 대한 패배인것이다. 왜냐하면 프레임 따위는

 권력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저들 입장에서 얼마든지 만들어 낼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프레임을 깨는

유일한 길은 오직 프레임 그 자체를 깨나가는길뿐이라는것을 김대중은 절감했고.

 

그런 김대중은 4번째 도전만에 결국 대통령에 당선되어 기어코 불가론을 깰수 있었다.

그것이 깨지자 다른 프레임들도 줄줄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김대중 불가론 프레임에

이어 김대중은 빨갱이니 나라를 붉게 물들일것이라는 빨갱이 프레임,개혁진영은 데모나하는

무식쟁이들이니 정권을 맡기기엔 너무 위험하다라는 좌파프레임,그에게는 비토세력이 너무 많아

대통령이 되어도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협조가 전혀 없을것이란 비토 프레임에 이르기까지.

 

유시민의 정치적 어려움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도전의 시작인 개혁당의 실패로 인한

개혁당프레임,열린우리당 실패로 인한 열린우리당프레임,대구선거 실패로 인한 지역주의프레임,

경기지사출마로 인한 분열프레임.경기지사 대성불가 프레임.

 

이런 프레임들의 줄줄이 증가는 외형적으로는 유시민의 정치적 장애물이 증가하고 있는것으로

 비춰질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유시민의 정치적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볼수 있는 것이다.

 

why? 김대중 노무현을 대통령에 당선시킬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김대중 죽이기와,

노무현 씹어돌리기였기 때문이다. 개혁당열풍의 원동력도 마찬가지였다. 이대로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면

 김대중은 죽고 노무현의 정치자산은 그대로 땅속에 묻혀 들어가게 될것이다란 절박함.

 

그 절박함이 본질적으로 김대중불가론,노무현불가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것이 강력했던 만큼

역설적으로 그것을 깨려는 힘도 커질수 있었던 것이다. 매칭 상대가 강해질수록 본인도 강해지는 것은

 운동경기에서만 적용되는 논리가 아니다. 정치에서도 마타도어,데마고기가 거세 질수록 그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결국 그 과정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이 유시민을 죽이려들수록 유시민의 존재감이 되레 커가는 역설은 바로 여기서 기인하는것이다. 어디선가 본듯한 박해와 탄압. 기성정치에 대한 포괄적 혐오감.

 

이제 그런 경우를 목도하게 되면 국민들은 더 이상 저 정치인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란 포기감을

가지게 되기 보다는 되레 들러붙고 참여해 도와주고 싶다라는 동정과 열의를 느끼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이것의 근원이 바로 김대중 노무현의 불가론과 그들에 대한 죽이기인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무현을 팔아 일신의 영달을 꽤하려 드는 경상도

 패권주의자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의 균열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것이다.

 

노무현은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유시민을 차세대 리더로 키우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임명했었다. 이것은 유시민이

그의 후계자 이기 때문도 아니요 개혁당시절의 고마운 도움에

 대한 보답의 의미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드라이한저울로

 평가해 보았을때 그것이 적재적소의 인사란 나름의 판단과

 확신 때문에 그렇게 한것뿐이다.

 

마찬가지 관점으로 노무현이 설사 나의 후계자는 유시민

이라고 했었던들 그것은 그렇게 옮겨질수 있는 성격의 유형

자산도 아니다. 국민들이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유는 공사를

구분못하고 인정과 사적 안면에 좌우되는 인간들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지지가 올바른 공적 평가에 기반한 가치판단이 아닌 절차에 의해 옮겨질수 있다라고 믿는다라는것

자체부터가 유시민 이전에 노무현에 대한 음해라 할수 있을것이다. 

 

그들은 끼리끼리 어울리거나 주류에 배척당하고 남은 잔존세력끼리 뭉친것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공적인 도덕률의 기제하에서만 우연히 의기투합하게 된것 뿐이고 그런 모습들이 거듭되자

 정치적반대파들에 의해 계파로 매도되게 된것뿐이다.

 

우습게도 유시민은 노무현의 정치적경호원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제 노무현 그만팔고 그와 같이 사라져라.

그런 주장을 하는자들이야말로 노무현정신을 팔아 정치적이득볼 궁리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노무현을 박해하고 탄핵하고 죽게 만들었던 자들이 이제와서 노무현정신을 목놓아 외치면서

 거꾸로 여전히 그정신과는 정반대의 짓거리에만 여념이 없는것이다.

 

그 대표적인것이 바로 유시민불가론이라고 할수 있다. 유시민은 경상도패권주의자라서 절대 안된다.

 이 논리는 그들이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가게한 "노무현 씹어돌리기"의 메인메뉴였던것이다. 

 

노무현살해자들이 노무현정신을 내세우며 그 노무현살해의 메인메뉴였던 유시민불가론을 다시 꺼내들고와서

 유시민을 죽이며 노무현을 계승 하겠다라고 외치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는 한나라당이 웃으며

서있고 그구석 한켠에는 생전 지금의 유시민과 똑같은 박해를 당했던 김대중 노무현의 영정사진이 놓여져있다. 

 

그들은 과연 그 영정속의 김대중 노무현이 하늘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모습들을 내려다보며

 지켜보고 있을지 생각이나 한번 해보고는 사는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저러는것이라면 차라리 낫겠다라는 생각을 까끔가다 할때가 있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들에게 있어 그런 부분들에 대한 행동은 늘 치밀한 계산 하에서 이루어지는것들이다. 노무현이 싫지만

노무현을 팔수 밖에 없는것도,그러면서 한편으론 유시민도 경상도패권주의자로 몰아 처단할수밖에 없는것도

 모두 치밀하기 짝이 없는 계산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란 이야기다.

 

그 인간들은 과거 김대중 역시도 호남지역구도의 단물을 독식하는 패권주의자로 매도했던 인간들이다. 

그 둘을 분열시켜 야권을 무력화시킴으로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준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경선때는 노무현을 계승한 이해찬을 걷어낸뒤 공천권을 장악한후 노무현 계열의 씨를 말려

한나라당의 노무현 김대중죽이기를 수월하게 유도한 역적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교묘한 노풍 빼앗기와

유시민밀어내기로 한편으로는 노무현계열을 모두 지자제장으로 당에서 몰아내고 또다른 한편으로는

유시민을 지자제장에서마저 떨어지게 만들기 위해 악독하게 이를 박박 갈고 있다.

 

그러나 예의 그렇듯 유시민은 그 어려운 와중에서도 고군분투, 숨을 골라가며 한발 한발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다. 누가 때리면 아얏 소리도 내지르고 누가 억지소리를 하면 그건 아니잖아요하는 특유의

조목모목 합리적인 반박소리도 내어가며 힘겹게 발걸음을 떼어나가고 있는것이다.

 

유시민 불가론의 폭풍속에서의 그러한 서글픈 행보. 이것은 또다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고 있다.

차라리 김대중처럼 그자신이 훌륭한 정치인이면서도 탁월한 기획능력까지 갖춘 양수겸장의 정치인이었더라면

국민들이 이렇게 고달프진 않았을텐데.

 

그는 그런것도 없이 그저 노무현처럼 옳다고 믿는바대로 소신있게 눈앞의 길만을 힘겹게 걸어가고 있는것이다.

 그러면서 가끔씩 특유의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도와주세요"를 외치는것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한없이 지겨우면서도 한편으론 한없이 애잔하다. 그리고 마음속 깊은곳에서 알수 없는 울분이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묘한 희망같은것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것을 절감한다.

 

이 순간이 바로 유시민에게서 노무현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리고 작금의 정치상황 속에서

 

 유시민이 노무현처럼 박해 받고 있는 진정한 이유인것이다. 

 

이런 유시민이 과연 성공할수 있을까. 그 질문은 02년 노무현때와 똑같은 우문이다. 전혀 성공을 확신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가만히 지켜 볼수도 없는 상황을 끊임없이 유도해 내는 저 모습속에 바로 과연 이 땅에 진정한

참여정치가 꽃피울수 있겠는가 하는 유시민이 진정으로 이 시대에 던지고 싶어하는 화두가 담겨 있다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결실을 맺는 순간 유시민에 대한 모든 잘못된 프레임은 산산조각 깨져나갈수 있게 될것이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돌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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